Life _ Strength

결혼 2021. 7. 8. 18:26

  남편이랑 사는 매일매일이 행복하지만 요 며칠간은 정말 특별히 더 좋았다. 별다른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남편이 하는 말마다 빵빵 터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평범한 행복이란게 이런거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적어보는 우리 남편의 좋은 점 몇가지. 

 

1. 내가 흘린 말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무언갈 보거나, 어디를 가거나 하면서 곧잘 이거 보고싶다, 저거 하고싶다, 그거 먹고싶다 등의 말을 곧잘 내밷고는 잊어버리는데 남편은 그걸 모두 기억했다가 오며 가며 기회가 될 때마다 챙겨준다. "전에 자기가 먹고 싶다는 거 먹으러갈까?" "그 영화 개봉했는데 보러갈까?" 

 

2. 지적 당하면 바로 시정한다.

  사람이라면 응당 알면서도 안 고쳐지는 행동이라는 게 있는 법인데 그게 무엇이든, 내가 이렇게 하지 말아달라 부탁하면 그 다음부터 그 어떤 조정기간이나 유예기간 없이 바로 행동이 수정되어있다. 신기하게도.

 

3. 좋은 건 무조건 나부터.

  엄청난 콜라 덕후이면서도 본인이 마시고싶어 딴 콜라도 무조건 나 한입 먼저 준다. 이게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나는 못하는 것 중에 하나. 좋은거, 예쁜거, 맛있는거 다 나를 우선으로 생각한다. 자기 물 마실때면 꼭 나부터 한모금 주는것도 정말 좋다.

 

4. 어디가면 선물이라고 꼭 가져온다.

  대단한 거 아니고 그냥 식당에서 나오는 후식 사탕같은 거라도 퇴근할 때까지 갖고 있다고 집에 들고와선 꼭 손에 쥐어준다. 출장 갈때면 그 지역에 괜찮은 먹거리를 들고오기도 하고. 그게 뭐든, 어딜가든 하루종일 내 생각했단 것 같아서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5. 벌레 잡기에 진심이다.

  해충 익충 종류를 막론하고 진저리를 치는 내게있어 각종 벌레잡이에 진심인 남편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내가 먼저 지쳐서 포기하더라도 끝의 끝까지 책임지는 당신. 당신이 있어서 매일이 쾌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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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1412

결혼 2021. 6. 2. 17:28

  남편은 질투심이 많은 편이다. 직접적으로 말을 한다거나 질색하는 건 아니지만 과거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나올라 치면 특유의 묘한 기류가 생기는 것이... 아무튼간에 보면 딱 티가 나는데! 요즘은 다르다.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해야하나? 이전같았음 충분히 불편하고 꽁기했을 것 같은 해프닝에 깔깔거리며 웃고 오히려 나를 놀려대는 것이 아주 그냥 여유가 좔좔. 그때 알았다. 지금이구나. 당신, 지금 내 사랑으로 충만하구나.  

 

아직도 그 진심으로 재밌어 죽겠단 표정이 잊혀지지 않아.

이제 내 마음을 좀 알겠어? 나는 이세상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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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츠로이드] 결혼 3주년

인형 2021. 6. 2. 17:03

 

 

 

요즘은 바람쐴 때 바다가 좋더라.

당신을 닮아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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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3 times

결혼 2021. 6. 2. 17:02

  내가 얼마나 좋은지를 물어볼 때면 남편은 늘 3배 좋다고 대답한다. 으레 하는 소리라고 하기엔 수치가 너무 구체적이고 한결같아 왜 '3배' 인지를 언젠가 한번 물어봤었는데 남편이 휴대폰에서 무슨 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왔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휴대폰으로 하는 검사 자체를 믿지도 않거니와 나서서 하지도 않는 남편이 대체 뭘 했길래 그러나 궁금해진 나는 링크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한참 찾던 남편이 링크가 없다며 아무래도 꿈 속이었던 것 같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 무슨 무의식의 발현이람. 

 

내가 '사랑해' 라고 말할 때 마다

기다렸다는 듯 돌아오는 당신의 '세배 더 사랑해' 를 좋아해.

언제든 따뜻하게, 담담히, 무엇보다 깊은 울림으로 '세배 더' 를 말하는 당신.

나는 당신이 정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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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2021. 4. 20. 00:29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학교에서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갈 때면 등굣길 엘리베이터에서 울었다. 돌아오면 엄마가 죽고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때인가? 조심스레 친구한테 '나 아침에 울고왔어' 고백하는데 친구의 그 의아해하는 표정이란. '이해는 되지만 울정도는 아니지 않나?' 하던 그 말이 머리에 남아서 되도록이면 나도 아침에 울지 않으려고, 울어도 빨리 그치려고 애를 썼는데 당일이 되면 몇방울이라도 꼭 눈물이 흘러야만 학교로 갈 수 있었다.

 

  난 왜 그럴까.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나는 그런 날 우는 그런 애였고. 뭐 그 나이에 감수성이 좀 예민했나 보지. 하고 살았는데 이번에 남편이 시험문제 출제차 국가에 납치를 당하게 되어(?) 카톡은 무슨 문자나 통화도 할 수 없는 '완전 통신 단절'의 일주일을 하루 앞둔 날 밤. 연락이 안 되는 동안의 일들이 조금 걱정이 되긴 해도 남편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불안해서 눈물이 날 정도는 아니라는 게 문득 자각됐다.

 

  어? 이게 되는 거였어?

 

  그 때는 왜 안 됐는데? 자각하는 순간 뇌는 아주 빠르게 과거의 사건들을 훑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답을 찾아왔다. 때는 초등학교 6학년. 1반 2반 합동으로 단체 졸업 여행을 가는 날이었다. 엄마가 아침에 편지를 줬고 나는 그걸 기차에서 읽었는데 나 졸업여행 다녀오는 동안 엄마 수술 잘 받고 올테니까 친구들이랑 추억 많이 만들고 오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엄마는 엄마가 수술한다는 걸 나한테 미리 말하면 내가 졸업여행을 안 갈까봐. 엄마 때문에 친구들과의 추억을 포기할까봐. 내가 출발하는 당일까지도 비밀로 했던 거였다. 나는 정동진 가는 기차 안에서 편지로 그 소식을 처음 들었고 당연히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그래도 어떻게 해. 기차를 돌려 집으로 다시 갈수도 없고. (사실 돌아가도 엄마는 이미 병원에 가고 없다) 하루종일 마음만 졸이다 밤 10시 반쯤 다시 울산으로 돌아왔는데 이모가 역으로 마중을 나와있었다. 그때 당시 어린 내 생각에는 수술이 잘 되었으면 엄마가 마중을 왔어야 했는데 엄마가 안 오고 이모가 나왔으니 이건 뭔가 필히 잘못된거였고. 이모가 아니라고 수술 잘 됐다고 하는데도 엄마랑 통화할 때까지 계속 울었던 것이다.

 

  아. 이거였구나.

 

  이래서 그런거였구나. 그동안 이해되지 않던 내 행동들이 한마디로 정리가 되고 머릿속이 깨끗해진 게 너무 뿌듯해서 남편에게 자랑하려고 '있잖아!! 나 비밀이 있는데!!!' 하고 운을 떼자마자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분명히 아까 누워서 생각을 정리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신기한 사실 공유차 가볍게 던진 말이었는데. 차마 그 뒤를 이을 수 없을 만큼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다니. 한참을 울고 다시 말하고 다시 울고 다시 말하고 다시 울고 다시 말하고. 정말 눈물과 콧물 그리고 혼란의 도가니탕이었다. 남편도 '오! 뭔데뭔데' 하고 눈을 반짝이며 듣다가 갑자기 날벼락을 맞아버린. 지금 생각해보니까 너무 웃기네. 아무튼 그렇게 눈물이든 콧물이든 이야기든 왕창 털어내고 나니 엄청 후련해졌다.

 

  이런게 치유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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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츠로이드] 미술관 닮은 까페

인형 2021. 3. 31. 23:44

알록달록 꽁냥꽁냥

즐거운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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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츠로이드] 나눔

인형 2021. 3. 31. 23:43

 

 

 

한동안 다른 취미에 빠져 오비츠를 등한시하고있었는데

트친님께서 예쁜 옷들을 나눔해주시어 급 애정이 폭발해따★

 

다시금 카메라와 인형을 챙기는 요즘

사진은 정말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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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츠로이드] 21년 벚꽃

인형 2021. 3. 31. 23:41

 

 

평생 우리 둘만 알것 같았던 벚꽃길도 소문나버렸지만 뭐 어때.

따뜻한 봄, 부드러운 바람과 사랑하는 사람까지.

완벽한 오후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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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츠로이드] 화이트데이 어드벤트 캘린더

인형 2021. 3. 1. 12:31

 

남편이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 준 화이트데이 어드벤트 캘린더!

오늘부터 매일 1개씩 개봉합니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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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Hiccup

결혼 2021. 2. 22. 19:08

  남편은 당황했을 때 정말 만화주인공처럼 "딸꾹" 하고 딸꾹질을 한다. 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고 결혼 4년차에 접어드는 지금도 여전하다.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의도하지 않은 일로 내가 토라져있거나, 본인이 똑바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을 내가 추궁하거나, 어딘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을정도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생각되면 딸꾹질을 시작하는 듯 하다. 정말, 진심으로 귀여운데 솔직히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아니 사람이 나이 30도 넘게 먹도록 저렇게 속이 빤히 보이면 어쩌나. 대체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나.

 

  근데 오늘 진실을 알게 됐다. 내 앞에서만 그런 거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본가 식구들이나, 남편 회사모임, 남편네 식구들, 내 친구들 앞에서는 아무리 당황해도 딸꾹질을 하지 않고있었다. 아니 근데 왜 내 앞에서는 조절이 안돼? 본인도 너무 창피해서 빨리 멈추려고 애를 쓰는게 눈에 보이는데 왜 멈추질 못하지. 본인 말로는 자기도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날 너무 좋아해서 그러는 게 아니냐는데. 정말 세상 어딘가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딸꾹질을 한다(또는 멈추지 못한다)는 논문같은게 있으려나.

 

  그래도 언젠가, 세월이 아주 많이 흘러서 내 앞에서 딸꾹질을 가리는 순간이 오면 그건 좀 섭섭할 것 같아. 그러니 앞으로도 영원히 내 앞에서는 딸꾹질을 참지 못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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