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_ 3 times

결혼 2021. 6. 2. 17:02

  내가 얼마나 좋은지를 물어볼 때면 남편은 늘 3배 좋다고 대답한다. 으레 하는 소리라고 하기엔 수치가 너무 구체적이고 한결같아 왜 '3배' 인지를 언젠가 한번 물어봤었는데 남편이 휴대폰에서 무슨 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왔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휴대폰으로 하는 검사 자체를 믿지도 않거니와 나서서 하지도 않는 남편이 대체 뭘 했길래 그러나 궁금해진 나는 링크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한참 찾던 남편이 링크가 없다며 아무래도 꿈 속이었던 것 같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 무슨 무의식의 발현이람. 

 

내가 '사랑해' 라고 말할 때 마다

기다렸다는 듯 돌아오는 당신의 '세배 더 사랑해' 를 좋아해.

언제든 따뜻하게, 담담히, 무엇보다 깊은 울림으로 '세배 더' 를 말하는 당신.

나는 당신이 정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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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Hiccup

결혼 2021. 2. 22. 19:08

  남편은 당황했을 때 정말 만화주인공처럼 "딸꾹" 하고 딸꾹질을 한다. 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고 결혼 4년차에 접어드는 지금도 여전하다.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의도하지 않은 일로 내가 토라져있거나, 본인이 똑바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을 내가 추궁하거나, 어딘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을정도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생각되면 딸꾹질을 시작하는 듯 하다. 정말, 진심으로 귀여운데 솔직히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아니 사람이 나이 30도 넘게 먹도록 저렇게 속이 빤히 보이면 어쩌나. 대체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나.

 

  근데 오늘 진실을 알게 됐다. 내 앞에서만 그런 거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본가 식구들이나, 남편 회사모임, 남편네 식구들, 내 친구들 앞에서는 아무리 당황해도 딸꾹질을 하지 않고있었다. 아니 근데 왜 내 앞에서는 조절이 안돼? 본인도 너무 창피해서 빨리 멈추려고 애를 쓰는게 눈에 보이는데 왜 멈추질 못하지. 본인 말로는 자기도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날 너무 좋아해서 그러는 게 아니냐는데. 정말 세상 어딘가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딸꾹질을 한다(또는 멈추지 못한다)는 논문같은게 있으려나.

 

  그래도 언젠가, 세월이 아주 많이 흘러서 내 앞에서 딸꾹질을 가리는 순간이 오면 그건 좀 섭섭할 것 같아. 그러니 앞으로도 영원히 내 앞에서는 딸꾹질을 참지 못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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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Courage

결혼 2020. 8. 10. 16:46

  평생 아기가 갖고 싶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나는 내가 아픈 게 제일 중요했고 내 몸이 망가지지 않는 게 제일 중요했고 내 삶이 무너지지 않는 게 제일 중요했다. 그냥 나는 내가 제일 중요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필연적으로 나를 미워할 사람을 이 세상에 하나 더 만드는 일에 내 온 몸과 마음과 삶을 다하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산다고 해도 내겐 의미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 조금 용기가 생긴 것 같다. 아니야 여전히 무서워. 얘기할 때마다 마음 속 어딘가 간질. 하면서 괜찮을꺼야. 하는 마음이 툭 튀어나온다. 죽을 것 처럼 아파도, 내 몸이 망가져도, 내 삶이 무너져도, 나와 당신을 꼭 닮은 누군가가 나를 미워하게 된대도. 괜찮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 이런 마음이 용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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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Marry me

결혼 2020. 8. 10. 16:36

  언젠가부터 꿈 속의 나 자신도 남편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 꿈에서 대학생이 되거나, 남편을 만나기도 전 시간으로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데도 "내가 찾는 건 당신이 아니야" 라는 아주 확실한 마음으로 상대를 밀어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인데, 내가 결혼한 사람은 이 사람인데, 어떻게 된거지.' 하면서. 언젠가는 꿈속의 상대가 아니라고 그런 사람 없다고 너 꿈 꾼거 아니냐는 말을 하길래 아니라고 엉엉 울면서 깬 적도 있다.

 

  그냥 좋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당신을 사랑해.

  내 무의식도 그렇게 말해.

  그러니까 다음생에도 나랑 살아.

  나랑 또 결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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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Magic wand

결혼 2020. 8. 10. 16:25

  내 생에 첫 요술봉이, 결혼하고 생기다니.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요술봉 패키지에 동봉된 초대장 뒷면에 "프린세스 프링의 생일왕국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문을 열고 주문을 외쳐주세요! 프링프링 프리링♥" 이라고 써놓고 현관문 앞에 붙여놓은 뒤 남편 퇴근만 기다렸는데 진짜로 퇴근한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신발장으로 들어서자마자 "프링프링 프리링♥" 하면서 한바퀴 돌며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역시 내남편. 넘나 최고야. 짜릿해. 늘 새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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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Only us

결혼 2020. 8. 10. 16:09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도 가지않고, 누구와도 함께하지 않고 오롯이 둘이서만 보냈다. 특별히 뭔가를 보지도, 먹지도, 하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둘이서 집에 들어누워 푹 쉬기만 한 것. 휴가 전에는 일주일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붙어있기만 하는데 안 싸우고 있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웃고 떠들고 뒹굴거리는데 일주일이 훅 갔다.

 

  돌이켜보면 아무리 휴가라도 집안일은 쉴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닌데, 그 부분을 캐치한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 바람 좋은 날이면 알아서 베란다 문 열고 청소기 돌리고 있고, 건조기 땡 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가서 빨래 개고있고, 내가 밥 하기 싫어서 미적거리나 싶으면 얼른 본인이 사서 대령할 수 있는 메뉴로 꼬시고. 당신이 쉬는 동안 나만 일하지 않도록. 당신은 그렇게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다. 다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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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You raise me up

결혼 2020. 5. 22. 05:39

  매일 밤. 당신은 퇴근해 집에 오면 나를 들어올려서는 내가 내려달라 발버둥 칠 때까지 한참을 들고있곤 한다. 언제부터 시작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언젠가부터 일일행사처럼 해오고 있다. 그런 걸 좋아한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좋아한적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루종일 우울하다가도 그렇게 잠깐 띄워졌다 내려와서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고 나면 이상하게 기운이 난다. 난 여지껏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오늘 얘기를 나눠보니 남편도 퇴근 후 그 2분이 채 안되는 행사를 끝내고 나면 지쳤던 마음이 풀어진다고.

 

   다행이야. 언제고 당신만이 나를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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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Priority

결혼 2020. 5. 22. 05:27

  당신은 내가 악몽을 꾸었다 말하면 그게 언제든 내 얘길 들어준다. 그냥 옆에서 자고 있다가 살폿 깨서 들어주는 정도가 아니라 회사에서 일을 하고있다가도 시간을 내서 전화를 걸어온다. 본인은 밖에서 힘들게 일하는데 나는 낮잠을 자다가 꿈이 너무 나빠서 울었다거나 하는 아주 철없고 호화로운 투정일지언정 내색하지 않고 진심으로 달래준다.

 

  결혼기념일이나, 내 생일은 꼭 월차를 써야하고. 반나절짜리 출장을 가도 내 선물은 꼭 사와야하고. 좋은 게 생기면 나부터 줘야하고. 뭐든 항상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내가 챙기지 않으면 스스로를 항상 뒷전에 두는 사람. 그러니 어쩌겠어. 나도 당신을 최우선으로 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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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Touch

결혼 2020. 5. 22. 05:07

  당신은 가끔 내 배에 가만히 손을 올리거나, 한참동안 내 등을 쓰담쓰담 해주곤 한다.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가끔 당신 배를 조물거리거나, 한참동안 당신 등을 간지럽히곤 한다. 그게 재밌으니까.

 

  지독스럽게도 저밖에 모르는 사람을 아내로 맞아 당신이 참 고생이 많다. 얘기하면 당신은 웃으면서 내 아내는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런 아내를 정말로 좋아한다고 힘주어 대답한다. 다정하고 따뜻한 당신. 어쩌면 나는 이 결혼 생활동안 서서히 녹아 없어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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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_ Point of view

결혼 2020. 5. 22. 04:53

  자칭 좌파 빨갱이인 내가. 우파 보수를 만나서 결혼을 하다니. 우리는 세상을 보는 방법이 이렇게나 다르다. 세상 크고 작은 문제들에 경중을 매기는 방식도. 현상을 읽는 방식도. 풀어가는 방식도. 너무. 너무. 너무 다르다. 둘 다 적은 고집들도 아닌데 어떻게 안 싸울 수 있을까. 답도 없는 토론을 다섯시간 넘게 이어가던 '찐-아가리파이터'의 혼은 어디 죽어서 사라지기라도 한걸까.

 

  상대방이 들고오는 근거를 끝까지 읽고 난 뒤에 자기 생각을 말하는 기본. 끝까지 이해가 가진 않지만 어떤 마음으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납득해보려는 노력. 이것도 결국은 사랑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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