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y _ chapter 13. suit

결혼 2018. 6. 3. 20:38

  오직 당신 한 사람만을 위한 예복을 해주고 싶었다. 언제든, 어디서든 원하는 옷을 사입을 수 있는 요즘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만을 위한 옷을 만들어 주는 곳은 잘 없으니까. 그래서 더욱 간절했나보다. 당신이 생에 꼭 한 번 맞춤 옷을 입는다면 그게 우리의 결혼식이었으면 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 원단을 고르고, 체촌을 하고도 꼬박 한 달. 본식을 열흘 앞두고 당신의 예복이 완성되었다. 흠잡을 데 없는 모습. 누군가는 무난한 색감에 무난한 질감이라며 백화점에서 사는 것만 못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천을 고르고, 그림을 그리고 당신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한땀 한땀 옷을 지은 누군가가 있고. 그렇게 완성된 옷이 단추에서 카라까지 모두 당신의 기호임을 생각한다면 역시 기성품과는 비교할 수 없지.


  누구보다 멋진 당신을 귀히 모셔옵니다. 

  내 옆에 오래도록 머물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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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8. 5. 3. 13:06

  조명이며 거울이 풀 셋팅된 방에 들어가 드레스를 입고 나오면 엄마, 아빠 그리고 곧 신랑이 될 남자가 눈을 반짝이며 이쁘다고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에 대한 상상.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공주놀이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인생은 역시 알 수 없는 것. 본식 드레스 셀렉을 앞두고 자기가 출장을 갈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머메이드라인, 에이라인, 비즈, 레이스 종류별로 입어봤지만 결국 최종으로 고른 건 자기가 좋아하는 샤랄라 공주풍. 후후. 궁금하지? 안 가르쳐줄꺼야. 당일날 어디한번 놀라 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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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8. 4. 24. 00:44

봄빛 하늘 아래 선 두 사람이

백년 가약을 맺습니다.


유난히 반짝이는 햇살

층층히 보드라운 구름

소록소록 내리는 비

날씨야 어떠하여도 좋을 겁니다.

둘이서 한 마음을 먹었거든요.


오전 11시, 이곳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아름다운 언약의 자리에 함께하시어

앞으로 시작될 더 큰 사랑의 증인이 되어주세요.



-


  내 생에 가장 기쁠 날에 소중한 사람들을 초대하려고 보니 아무래도 문구는 직접 쓰는편이 좋을것 같아 며칠밤을 고민해 완성했다. 어쩌면 한번 펼쳐보이고 영영 버려질 종이일 수도 있지만 혹시 내가 초대한 사람들 중 한명이라도 이 청첩장을 보관한다면, 그래서 언제고 마음이 쓸쓸한날 편지상자를 뒤지다 내 청첩장을 발견한다면. 그래서 다시 한 번 읽어준다면. 내 결혼식의 순간들이 소중한 이의 마음속에도 다시금 그려졌으면 해서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썼다. 나만이 쓸 수 있는 나의 초대글. 그래 봄 날이었지. 참, 하늘도 보였지. 그날 날씨는 어땠더라. 그래 내 친구가, 제자가, 그렇게 행복하게 웃고있었지. 이렇게 떠올릴 수 있었으면.


  오늘로써 내게 소중한 사람들은 모두 직접 만났다. 한 명, 한 명 밥을 샀고 차를 함께 마셨고 진심어린 축하를 받았다. 내게 생긴 좋은 일에 나만큼 기뻐해주어 어찌나 고맙던지. 참 행복하고 먹먹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나 정말 행복하게 잘 살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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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8. 3. 9. 23:32

  쉬운 길을 어렵게 간 것 같기도 하고, 어려운 길을 쉽게 간 것 같기도 하고. 정확히 어떻게 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그 집을 본 모두가 마음에 들어 했다는 것. 우리의 첫 집. 어쩌면 이층. 어쩌면 오층. 어쩌면 십오층인 우리집. 조용하고, 강도 보이고, 비오는 날 노곤하게 굴러다닐 다락도 있고. 막연히 상상속에만 존재하던 거대한 공간을 채워보려 열심히 쏘다니는 요즘이다. 딱 기다려. 내가 이쁘게 꾸며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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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8. 2. 23. 20:11

난 너희만 보고 걸을께.

엄청 떨리고 조금은 무섭지만 씩씩하게 갈께.

저 길의 끝, 가장 가까이서 날 지켜봐 줘.


내 행복에 

기꺼이 동참해주어 고마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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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8. 1. 8. 17:49

  서운함은 누구의 것도, 조금도 담겨선 안 된다던 목소리. 그때의 당신 표정을 기억해요. 한발짝 뒤에서 내 말이면 뭐든 옳고 내 마음이 가장 중하다 여겨준 당신. 덕분에 살다가 지치고 힘들 때면 으레 꺼내어 궁디를 토닥일만한 이야깃거리가 또 생겼네요. 사랑합니다. 나의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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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7. 11. 7. 11:47

  버스로 5시간. 남자친구 본가 가는 길. 선물은 입에 맞으실까. 보드게임 들고온 거 보고 철없다 생각하시면 어쩌지. 씻는 건 어쩌지. 잠은 또 어쩌지. 이런저런 걱정과 고민도 잠시. 자기랑 꼭 닮은 얼굴을 보는 순간 역시 그런건 다 잊어버리게 돼요. 산사에서 쑥스럽게 던지시던 농담도, 한번은 이기고 싶으시단 승부욕도 다 너무 좋았어요. 아버님! 다음에 또 맛있는 거 먹고 예쁜 거 보러가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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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7. 11. 7. 11:27

  요즘들어 웃는 얼굴이 잘 어울린단 말을 참 많이 들어요. '응? 아닌데. 나 웃는 얼굴 이상한데 왜 그러지' 하는 생각도 잠시, 우리 찍은 사진을 친구들과 돌려보다 문득 이 표정이 나 혼자서 만든것만은 아님을 깨달아요. 각 장마다 묻어있던 사랑이 내 눈에만 보이는 게 아니더라고요. '예쁘다'는 말보다, '여신같다'는 말보다. '너 정말 행복해 보인다'는 말이, '나도 연애가 하고싶어진다'는 말이 코끝을 찡하게 해요. 지금의 나를 더 자랑스럽게 해요. 


  당신 사랑이 날 웃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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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7. 7. 5. 12:09

  이틀. 그렇다. 이틀만에 장소를 확정지었다. 하하. 영상에 예쁘게 남는 것 보다 기억에 길이 남길 바랐고. 혼자 걷기보다 같이 걷기를 선택했다. 어떤 식으로 완공될지, 남은 시간동안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처음 내가 느꼈던 탁 트인 따뜻함을 모두가 느낄 수 있기를. 누구하나 소외되지 않고 함께 웃을 수 있기를. 이름 그대로 '행복한' 장소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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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17. 7. 5. 11:55

  "몇 번 봤으니까 이번에는 무섭고 그렇지 않았지?"


  "그럼! 언제든지 환영이니까. 응."


  비오는 날. 운전으로 오가기 한참 먼 길을 오셔서 많이 피곤하셨을텐데 처음 뵈었을때처럼 끊임없이 말걸어주시고. 우리 부모님 걱정하지 마시라고 편하게 말씀해주시고. 식당이 조금 소란스러워 걱정이 많이 됐는데 이쁘게 봐주신 것 같고. 여러가지로 따뜻한 인사였다. 끝나고 있었던 안부 통화에서 이번에는 무섭지 않았지, 말씀해주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저 이번에는 안 무서웠어요! 정말 좋았어요, 아버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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