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詩] 파노라마 무한하게
취향
2018. 1. 2. 18:17
파노라마 무한하게
이제니
그날은 몹시도 눈이 내렸는데
내려앉는 눈송이를 볼 수 없는 높은 침상이었는데
침상 저 너머에서 알 수 없는 아리아가 울려 퍼지는 밤이었는데
죽기 직전 사람은 자신의 전 생이를 한눈에 다 본다고 하는데
그것은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속도로
무한에서 무한으로 가는 움직임이라고 하는데
그때 보이지 않는 창 너머로 보았던 것은
언젠가 나를 위해 울어주었던 얼굴이었는데
걷고 묻고 달리고 울고 웃던
검은 옷 입은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있지도 않는 없는 사람을 떠올리며
없지도 않은 있는 사람을 지울 때
한 치의 여백도 없이 채우고 싶다고
더 없이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고
위에서 아래로 과거에서 미래로
아득히 흘러가던 그 풍경은 다 무엇이었을까
흙은 또 이토록 낮은 곳에 있어
무언가 돌아가기에 참으로 좋은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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