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곳엔 일정 시기만 되면 까마귀떼가 몰려와. 장마철 구름 정도는 상대도 안 될 만큼 하늘을 잔뜩 덮는달까. 세상이 곧 망하기라도 할 것 처럼 무섭고 어두컴컴해지지. 지금 내 마음이 그래.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그저 까마귀들이 얼른 돌아가길 바랄뿐. 그들이 머무르는 동안 내가 너무 많이 다치지 않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