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_ Adventure

결혼 2021. 7. 8. 19:25

 

  어제 저녁부터 우울하던 기분이 오늘은 하루종일 갔다. 날씨탓도 어느정도 있겠지. 몸을 좀 움직이면 낫겠지. 근데 움직이기가 싫으네. 우울해 .우울해. 그렇게 하루를 보내던 차에 남편이 약을 안 들고 회사에 갔단 걸 알게되었고 가볍게 던진 "가져다 줄까" 얘기에 얼씨구나 하고 어서오라는 남편.

 

  덕분에 결혼하고 처음으로 집에서 차로 한시간 거리의 남편 회사로 모험을 떠났다. 날씨 때문에 우산 챙기랴 겉옷 챙기랴 하면서 막상 갖다주기로 한 약을 안 챙기질 않나. 약 챙기러 돌아간 사이 간발의 차로 남편 회사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를 놓쳐 45분을 기다려야되질 않나. 그거 기다리기 싫어서 환승으로 쪼개 가려다가 애먼 버스를 타 전혀 다른 동네로 가게 되어 부랴부랴 내리질 않나. 그야말로 진짜 대환장의 모험이었다. 그 난리부르스를 다 피우고 제일 마지막에 탄 버스가 결국 아까 45분 기다려서 탔으면 됐을 그 직행버스였다는게 제일 환장 포인트. 아무튼 그래서 대략 2시간 가까이 걸려 남편 회사에 도착했다.

 

  원래는 진짜 쿨한 도시의 와이프가 되어 "자, 여기 약. 나는 간다." 하고 약만 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계획이었는데 대환장의 모험쇼를 찍느라 너무 지쳐버렸고. 남편은 그냥 드립으로 "어서와~"했던 걸 내가 진짜 회사까지 와버리니 얼떨떨+반갑+안쓰럽의 콜라보로 어쩔줄 몰라했다. 그래서 원래 11시 퇴근 예정인 걸 땡겨 나와 함께 6시에 퇴근하여 내가 좋아하는 닭갈비를 함께 먹으러 갔다는 엔딩.

 

  하루종일 우울했던 기분도, 연이은 삽질로 바닥을 친 컨디션도 날보며 얼떨떨해하는 남편 표정 하나에 거짓말처럼 나아지던 게 나 정말 이사람 좋아하는구나 싶더라. 결국 답은 사랑이구나. 사랑 받고 사랑 주고 바보같이 웃어버리는 그거 하나면 웬만한 건 다 어떻게든 되는구나 싶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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