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2014. 11. 29. 22:57

  대답이 절실하던 그 며칠간. 그리고 마지막 날. 그날의 밤 공기. 차가웠던 철제 의자. 잘 보이지도 않던 별들. 아파트 베란다에서 수 없이 쏟아지던 동일한 질량의 빛들. 억지로 힘을 내어 시답잖은 소릴 꺼냈던 그 순간. 그때부터 시작이었나봐.

  더 이상 용기가 없다. 너한테 아무 것도 기대하는 게 없다. 날 이렇게 만든 건 너니까 숨이 막힌다느니 힘들다느니 하며 내게 죄책감까지 느끼게 하지 말라던 그 말. 그때가 끝이었나봐.

 그 때 내가 가진 마지막 한 줌이 손바닥에서 빠져 나가버렸나봐. 이제 남은 건 손바닥에 묻은 조금의 모래. 지금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 언제 이 손을 털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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