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_ Single

결혼 2022. 4. 26. 15:13

  남편의 갑상선 암 수술을 위해 한참 입원 수속을 밟고 있을 때였다. 뗄렐레. 남편 폰으로 전화가 왔다. 반장인지 통장인지 하는 아주머니였다. 인테리어 공사랑 대출이랑 뭐 이것저것 때문에 우리가 한달 빠르게 이사갈 집으로 전입신고를 했었는데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고 있질 않으니 실거주자가 맞는지 확인 전화가 온 것이다. 그냥 이렇게만 보면 짧은 통화에 아무 일이 없어야 맞는데, 우리가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이사를 가다보니 지금 살고있는 집의 통장님과 이사를 가는 집의 통장님이 같았고. 그러다보니 남편은 구구절절 자기소개아닌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다.

 

"저 지금 ○○○동에 ○○층 사는 총각인데요, 이번에 △△△동 △△층으로 이사가게 되어서요" 하고.

 

오호? 총각이라구? 나랑 결혼한지 4년이나 됐는데 본인을 총각이라고 소개했단 말이지? 총가악? 하면서 서슬퍼런 도끼눈을 하고 옆구리를 막 찔러대고 있으니 남편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치이. 너도 뭔가 잘못된걸 안 게지.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통장 아주머니의 흥미로운 목소리에서 사랑과전쟁 4편 남짓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총각? 당이는 어쩌고?"

 

그렇다. 아주머니는 내 이름과 우리 결혼 사실도 알고있었다. 그래. 그런 사람을 상대로 초옹각 행세를 했단 말이지? 통화가 끝나고 아주 잡아먹을듯이 쏘아대자 남편은 아니 총각이라는 게 그런 뜻이 아니고 하면서 정말이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해명을 했다. 아니 일반적으로 그렇게 말하잖아. 하는데

 

 

흐응? 그으래? 난 그건 잘 모르겠구.

너가 밖에서 총각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건 잘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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