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다큐, 2014

영화 2017. 8. 21. 18:14


  아홉번째 영화, <연애다큐>

 

  그렇다. 인생은 역시 알 수 없다. 윤성호를 보러 갔다가 구교환을 얻어가지고 나왔다. <연애다큐>는 사실 저 문장 하나에 내가 하고싶은 말이 다 있는지라 이렇게 블로그에 쓸 것 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건 <오늘 영화>에 대한 한줄평이지 <연애다큐>를 보면서 하고싶었던 얘긴 아니라서. 하하. 그럼 무슨 얘길 하고싶었느냐.




  붙였네  

  우리엄마가 너 되게 미워해. 집에 본드냄새 많이 난다고

  (끄덕)

  이걸 내가 붙이면서 생각을 진짜 많이했어. 

  어... 이렇게 막 주마등처럼 막 스쳐 지나가는거 있잖아. 

  잘했어. 잘 보냈어. 응.

  딱 붙여놓고 나서 이걸 딱 보니까 무슨 생각이 제일 먼저 드는 줄 알아?

  무슨 생각?

  음. 봐봐. 안 예쁘잖아.

  (끄덕)



  안 예쁘잖아. 결국은 이 말인 모양이다. 세상에는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연인들도 있지만, 그럴 수도 있는 거지만. 우리는 아니라고. 나는 이제 당신이 더이상 예쁘지도, 재밌지도 그렇다고 궁금하지도 않다고. 옛날옛적 예뻤던 우리가 눈에 밟혀 곱씹고 흉내내 봐야. 이쁘지 않다고. 


  깨진 도자기는 붙여도 깨진 도자기라고. 


  기껏 예쁘게 만들어 놓은건데. 어떻게 붙이면 또 붙일 수 있을것 같은데. 다시 새롭게 빚어야한다니... 물론, 어려운 일이다. 무섭고, 엄두조차 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 본다면. 하나, 둘 그날그날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을 해본다면 분명 어느날엔간 다시금 예쁜 도자기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그런 얘기가 해주고 싶었다. 깨진 관계를 쥐고서 아파하는 건 오늘까지만! 


  자, 처음부터 다시 해봅시다. 우리.




 Ps. 

  꼬박 일주일을 썼다. 꼴랑 요거 올릴거면서 뭐 그리 오래 걸렸는지. 에효. 처음부터 요것만 쓴 척,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써내려간 척, 세상 쿨한 척을 다 할수도 있지만 나는 아주 찌질한 미련퉁이이기 때문에 업로드 5분전 날려버린 4개의 단락. 그 많던 문장에 이렇게라도 작별 인사를 고한다. 안녕. 다음 생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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