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웠다를 자신의 문체로 써보자

생각 2015. 8. 29. 21:45

긴 밤 꼬박 너의 생각이었다.

사람으로 새운 밤에 발자국이 남는다면, 언젠간 이 마음의 이름을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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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떨어진다를 자신의 문체로 써보자

생각 2015. 8. 29. 21:10

  유난히 아픈 봄날이었다. 너무 곱다는 이유로 아끼기만 하던 마음이 양날의 칼날이 되어 우릴 찢어놓았다. 아직 제대로 펴보지도 못 했는데. 차갑지도 세차지도 않은 봄의 빗방울에 꽃이 떨어진다.

 

네가.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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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

생각 2015. 7. 4. 15:39

  버스를 타고 멀리 떠나는 길, 별도 뜨지 않은 밤에 우리는 손깍지를 꼈어. 한 쪽씩 나눠 낀 이어폰에서는 내 취향의 노래가 나오거나 네 취향의 노래가 나오거나 했지. 도착하려면 한참 멀었는데 내가 자꾸 하품을 하니까 넌 엉덩이를 의자 앞으로 쭉 빼서 내가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내려줬어. 눈에 띄게 낮아진 높이에 네 허리가 걱정되더라. 그렇게 기대네 마네 실갱이 하다 반 강제로 니 품에 묻히게 되었는데, 난 그간의 실갱이가 우스울 정도로 금방 잠에 들어버렸어. 실은 나 중간에 살짝 깼었는데 너 졸다 깨다 하고 있더라?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놀려주고 싶었지만 내가 깬 기척을 내면 넌 졸지도 못하고 나랑 놀아줄테니 꾹 참고 네가 완전히 잠이 들 때까지 가만히 보고만 있었어.

 

  사부작 사부작. 밖은 빗소리가 들릴 듯 말 듯 아련하고 내 머리는 네 숨을 따라 올라왔다 내려갔다. 촉촉한 공기와 따뜻한 네 품, 세상 가득 너 뿐인 냄새. 시간을 쪼개 가는 여행이면 어떻고 밖에 비가 오면 어때. 이렇게 좋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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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2015. 6. 29. 19:37

  내가 쫓고 있는 건 너일까. 너의 그림자일까.

  너의 그림자를 쫓는 것과 널 쫓는 건 다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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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폭우

생각 2015. 6. 6. 18:50

  하교시간, 아침까지 쨍쨍했던 하늘에 폭우가 쏟아졌다. 집중호우라고 해야하나 스콜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학교의 태반이 우산이 없었다. 옷이 젖을거란 건 그야말로 기정사실. 실내화 가방이나 책가방 따위로 막을 수 있는 비가 아니었다. 신발 신어야 되네, 이래서야 집엔 어떻게 가네 북새통인 현관에서 나홀로 웃음이 쏟아졌다. 막연히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야, 그냥 비 맞고가자'는 내 말에 똑같이 웃음지으며 '그래' 해준 애 이름이 나래였던가, 혜경이었던가. 어쨌건 여자애 둘이서 꺄르르 넘어가며 빗속으로 뛰어들었었다. 비 맞는데 오히려 적극적이었던 기억도 난다. '야야, 거기 덜 젖었잖아' '너도 여기 여기' 해가며 완성한 '물에 빠진 새앙쥐 룩'이 어찌나 뿌듯하던지. 하하. 흰 세라복에 브래지어가 비치진 않는지 서로 확인한 걸 보면 역시 여자는 여자였던 것 같은데, 돌아서서 물 웅덩이를 찬다거나 누가누가 옷에 비 많이 모으나 그런 철없는 짓을 한 거 보면 애는 애였다. 이렇게 쫄닥 젖어선 버스 타는 것도 실례란 생각은 또 어찌 했는지. 집까지 용감하게 걸어가며 연신 꺄르르르. 시원했다. 후련했다. 어쩌면 그런 기억이 있어 난 아직도 비 맞는게 좋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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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생각 2015. 5. 30. 23:22

  사랑이었다. 당신 이름 석 자에 뛰기 시작한 가슴을 주체 못 해 그저 무섭기만 했던 그 마음도, 잘 알지도 못하는 당신의 사정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던 것도, 당신이 다시 행복해 질 수 있다면 죽어지는 것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담대함도. 그 모든 게 사랑이었다. 그때의 당신 나이가 스물다섯이었다거나, 안경을 낀 모습이 잘 어울린다는 거, 혈액형이 A형이라거나, 위로 형이 한 명 있다거나, 잡다한 지식이 많다거나, 건축과 연관이 있다거나 하는 건 역시 아무래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당신은 그냥 그런 사람이었고 나는 어쩌다 그런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던 거겠지. 생전 처음 겪는 감정의 파도에 납득 할만한 이유를 주고싶다. 그게 내 이상형의 시작이었다. 그저 사랑인 것을. 그냥 그대로 흘러가게 마음을 두면 될 것을. 왜 그리 멍청스럽게 굴었는지. 이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때가 아니면

  그대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그 마음이

  내 사랑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당신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닐

 

  이 내 마음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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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생각 2015. 5. 22. 23:03

  네가 나오는 꿈을 꾸고

  '악몽을 꿨어'라고

  단호하게 말하기까지

 

  나는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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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

생각 2015. 5. 17. 17:48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은 널 본 순간 마법처럼 사라지고 말았어.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기 그지없는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죽 진행해나갔던 것 보면 역시 난 처음부터 널 사랑하기로 되어있었나봐. 널 들여온 지금 '세상을 모두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 건 역시 내가 나이를 먹어서겠지. 아아. 그런 표정 짓지 마. 네게 실망했단 소리가 아니야. 첫눈에 반한 너와 조금은 무던하게, 살짝 힘을 빼고 천천히 알아 갈 수 있게 되어 좋은 걸. 이런 건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니까.

 

  자, 이리와. 이제부턴 나와 함께 걷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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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생각 2015. 5. 17. 16:56

  내가 살던 곳엔 일정 시기만 되면 까마귀떼가 몰려와. 장마철 구름 정도는 상대도 안 될 만큼 하늘을 잔뜩 덮는달까. 세상이 곧 망하기라도 할 것 처럼 무섭고 어두컴컴해지지. 지금 내 마음이 그래.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그저 까마귀들이 얼른 돌아가길 바랄뿐. 그들이 머무르는 동안 내가 너무 많이 다치지 않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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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

생각 2015. 5. 5. 20:54

  "이제 더 이상 학교 가기 싫단 말 안하는 거 알아"

 

  기억도 나지 않는 먼 세월에 내가 뱉은 한숨들이 네게 얼만큼의 멍으로 남았을지 나는 영영 모를 일이다. 네가 대신 져 줄수도 없는 삶의 무게에 비틀거리는 날 보며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변변찮은 위로보다 시답잖은 농담이나 늘어놓던 더는. 내가 필요로 하기도 전부터 내 삶에 귀 한쪽 걸치고 있던 너는. 내가 좋아한 세월보다 내가 앓은 세월이 더 길었던 너는. 내가 다시금 웃게 되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무심히 던진 너의 그 말이 내게 얼만큼의 파도가 되어 돌아왔는지 알까.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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