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저녁의 소묘 4

취향 2018. 1. 2. 18:19

 저녁의 소묘 4

  

                                    한강


잊지 않았다


내가 가진 모든 생생한 건

부스러질 것들


부스러질 혀와 입술

따뜻한 두 주먹


부스러질 맑은 두 눈으로


유난히 커다란 눈송이 하나가

검은 웅덩이의 살얼음에 내려 앉는 걸 지켜본다


무엇인가

반짝인다


반짝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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